【수원=뉴시스】김기중 기자 = 목욕탕 계단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깔개 등이 깔려있지 않아 이용객이 넘어졌다면 목욕탕 업주도 50%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5부(재판장 전주혜 부장판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사우나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피고는 원고에게 172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목욕탕 이용객들이 목욕탕에서 탈의실로 이동할 때 미끄러지는 일이 없도록 계단의 물기를 제거하고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여 피고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가 이 사건 목욕탕의 출입문 앞에 큰 수건을 깔아두어 이용객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한 점, 목욕탕 계단이 장판이나 대리석 등에 비해 거친 재질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사고 이용객이 목욕탕를 수차례 이용했고 계단을 내려갈때 바닥을 잘 살펴 미끄러지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이동하는 등 주의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배상할 손해액 비율은 전체의 50%로 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06년 3월 서울 서초구 K여성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치고 탈의실로 이동하던 중 출입구 계단에서 넘어져 다리 골절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고 후 A씨 진료비 345만 원 중 A씨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261만 원을 병원에 지급하고 K사우나를 상대로 공단이 지급한 진료비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는 패소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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